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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폐점까지, 앞으로 한 시간.
안쪽 테이블에서, 단골 아저씨가 “좋았어” 하고 말했다.
오늘 밤만, 벌써 여섯 번째다.
나——다마노 소(30세·모태솔로·만년 B급·현재 수구)는, 앞쪽 테이블 위에 있었다.
그녀는 오늘, 버건디 카디건에, 슬림한 데님.
그 남자는, 늘 입는 흰 셔츠.
벽의 고리에는, 남색 재킷과, 베이지 트렌치코트.
오늘 밤도, 나란히다.
나인볼.
남자는 5랙, 그녀는 4랙 선취.
4 대 3.
둘 다, 앞으로 한 랙.
제1장: 너무 가까웠다
그녀의 차례.
8번은, 내 바로 앞에 있었다.
공 두 개만큼도, 떨어져 있지 않다.
9번은, 그 너머의 쿠션 가.
밀어서 앞으로 나가면, 9번이 눈앞이다.
그녀가, 내 한가운데보다 조금 위를 쳤다.
지난주에, 잘 먹혔던 그 샷이다.
딱.
8번은 들어갔다.
나는, 아주 조금만 앞으로 나가서, 멈췄다.
9번은, 여전히 멀다.
“어라” 하고, 그녀가 말했다.
한가운데 조금 위를 맞은 직후의 나는, 아직 미끄러지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를, 표면이 도는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라사가 문지르며, 조금씩 앞회전을 보태 간다.
완전히 구르기까지는, 거리가 필요하다.
8번은, 그 거리보다 가까이 있었다.
앞회전이 다 자라지 못한 채, 나는 부딪혔다.
밀어치기는, 부딪힌 순간에 품고 있던 앞회전만큼밖에, 나오지 않는다.
……내가 왜, 이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거지.
환생하면 묘하게 물리에 밝아지는 모양이다.
곤란한 노릇이다.
가까운 공에는, 구르기가 미처 따라붙지 못한다.
제2장: 조금만 더 위
경기는, 그 남자가 끝내 가져갔다.
정리하기 전에, 그녀가, 아까의 배치를 다시 만들었다.
8번을, 내 바로 앞에.
그 남자가, 뒤에서 들여다본다.
초크를 든 손으로, 내 위쪽을 가리켰다.
“조금만 더 위. 여기”
가깝다.
그 남자의 손가락이, 나에게 가깝다.
아니, 그녀에게 가깝다.
어느 쪽에 질투해야 하는지, 이제 모르겠다.
수평으로 눕힌 큐에 맞는 순간, 나는 두 가지 기세를 받는다.
앞으로 나아가는 기세와, 도는 기세.
한가운데를 맞으면, 도는 기세는 없다.
위를 맞을수록, 앞회전이 늘어 간다.
그리고, 딱 맞아떨어지는 높이가 있다.
한가운데에서, 반지름의 5분의 2만큼 위.
내 몸이라면, 약 1.1센티미터.
거기를 맞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와, 표면이 도는 속도가, 처음부터 맞아떨어진다.
이론상으로는, 미끄러질 시간이 없다.
슉.
나는, 맞은 그 자리에서부터 굴렀다.
딱.
8번이 들어간다.
한 번 멈췄다가, 지릿…… 하고 앞으로.
9번의, 딱 앞.
“나갔다” 하고, 그녀가 돌아보았다.
그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사이에서, 뭔가가 맞아떨어진 것 같았다.
나와는, 상관없는 곳에서.
B급이던 시절, 밀어치기는, 대충 위를 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위인지, 재 본 적도 없다.
1.1센티미터.
줄곧, 거기 있었는데.
“8년 동안, 대체 뭘 보고 있었던 거냐, 나는……”
큐를 눕혀서, 한가운데에서 반지름의 5분의 2만큼 위를 치면, 수구는 처음부터 구른다.
그 남자는, 그 위치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에필로그
폐점 조금 전.
그녀가, 큐 케이스를 닫는다.
그 남자도, 닫는다.
지익.
……동시에, 라고?
조명이 꺼져 간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손님이 돌아간다.
아저씨도 돌아갔다.
그녀와 그 남자는, 같이 돌아갔다.
테이블 위에 남겨진 것은, 또 나뿐이다.
“1.1센티, 라……”
어두워진 당구장에서, 나는 그저, 멈춰 있었다.
——내 이야기는, 이어질까. 이어지지 않을까.
그것은, 여러분의 반응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화 예고(만약 있다면): 그녀의 큐 케이스에서, 새 샤프트가 나온다. 그 남자의 것과, 똑같은…… 거라고? 수구 다마노 소의 환생 생활은 계속된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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