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했더니 수구였던 건에 대하여 제4화 ‘내가, 한 번 멈췄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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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문이 열렸다.
밤의 차가운 공기와 함께, 발소리 두 개가 들어온다.

그녀와, 그 남자.
……같이, 라고?

나——다마노 소(30세·모태솔로·만년 B급·현재 수구)는, 앞쪽 테이블 위에서, 그것을 보고 있었다.
보고 있었다기보다, 놓여 있었다.

그녀는 오늘, 캐멀 코트를 벗자, 검은 터틀넥.
그 남자는, 남색 재킷을 벗자, 늘 입는 흰 셔츠.
코트와 재킷이, 벽의 고리에 나란히 걸린다.

안쪽 테이블에서, 단골 아저씨의 “좋았어”가 들려온다.
오늘은 그 소리가, 조금 멀다.

제1장: 멈춰 버렸네

나인볼.
남자는 5랙, 그녀는 4랙 선취.
2 대 2, 그녀의 차례.

8번은, 일직선.
9번은, 그보다 더 너머에 있다.
8번을 넣은 뒤, 내가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면, 9번이 눈앞이다.

그녀가, 내 한가운데보다 조금 위를 쳤다.

슉.

나는 달렸다.
도중부터, 미끄러짐이 사라진다.
라사를 움켜쥐는 듯한, 깨끗한 구르기.

딱.

8번은 들어갔다.
나는, 그 자리에서 멈췄다.

“멈춰 버렸네” 하고, 그녀가 말했다.

아니.
아직이다.

정면으로 부딪히면,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는, 거의 전부가 8번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회전은, 거의 넘어가지 않는다.
앞으로 도는 기세의 대부분이, 내 몸에 남아 있다.

그 자리에서 계속 도는 나의, 맨 아래 한 점은, 뒤로 움직이고 있다.
라사는 그것을, 앞을 향한 마찰로 붙잡아 세우려 한다.
그 마찰이, 회전을 깎아 가면서, 나를 앞으로 밀어낸다.

지릿……

나는, 다시 한 번 달리기 시작했다.
회전이 줄고, 속도가 자라고, 둘이 맞아떨어지는 곳에서, 다시 구르기로 돌아간다.
그때의 속도는, 부딪히기 전의, 약 7분의 2.

……내가 왜, 이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거지.
환생하면 묘하게 물리에 밝아지는 모양이다.
곤란한 노릇이다.

나는, 9번 바로 앞에서 멈췄다.
“아, 나갔다” 하고, 그녀가 말했다.

구르는 수구는, 정면으로 맞으면, 한 번 멈춘다.
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해, 부딪히기 전의 약 7분의 2의 속도로 굴러간다.

제2장: 왠지, 귀여워

다음 랙에 앞서, 그 남자가 같은 배치를 만들었다.
“방금 거, 한 번 더 보여 줘” 하고, 그녀가 말했기 때문이다.

그 남자가, 나를 친다.

딱.

멈춘다.
한 박자.
지릿…… 하고,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한 번 멈추는 거, 왠지, 귀여워”

그녀가 웃었다.
귀엽다는 말을 들은 건, 분명 나다.
하지만, 친 건 그 남자다.
이 경우, 칭찬받은 건, 어느 쪽인 거지.

B급이던 시절, 밀어치기는, 맞힌 순간부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 멈춰 있었다니, 몰랐다.
아주 한순간이다.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8년 동안, 대체 뭘 보고 있었던 거냐, 나는……”

밀어치기는, 멈춘 뒤에, 뒤늦게 찾아온다.
나의 차례는, 멈춘 채로, 아직 오지 않는다.

에필로그

또, 폐점 시간이 왔다.

조명이 꺼져 간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손님이 돌아간다.

아저씨도 돌아갔다.
그녀도 돌아갔다.
그 남자도 돌아갔다.

테이블 위에 남겨진 것은, 또 나뿐이다.

마지막엔, 그녀가 네 번째 랙을 가져갔다.
벽의 고리는, 두 개 다 비어 있다.

“7분의 2, 라……”

어두워진 당구장에서, 나는 그저, 멈춰 있었다.

——내 이야기는, 이어질까. 이어지지 않을까.
그것은, 여러분의 반응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화 예고(만약 있다면): 폐점 조금 전. 그녀가, 큐 케이스를 닫는다. 그 남자도, 닫는다. ……동시에, 라고?
수구 다마노 소의 환생 생활은 계속된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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