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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아.
두우울.
창밖에서, 목소리가 한데 모여 들려온다.
공휴일 아침.
가까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동네 운동회가 열리고 있는 모양이다.
마이크 소리가 조금 갈라지고, 박수가 띄엄띄엄 이어진다.
셋.
네에엣.
공 넣기의, 수를 세는 소리다.
중간에 한 번, 숫자가 엉키고, 웃음소리가 터진다.
그러고는, 다시 처음의 빠르기로 돌아간다.
초등학생 시절, 달리기는 느렸다.
달리기 시합은, 언제나 뒤에서 두 번째.
공 넣기만큼은, 순위가 매겨지지 않는다.
호루라기가 울리면, 모두가 일제히 장대 밑으로 모여든다.
빨간 공을 주워, 위로 던진다.
천으로 된 공은, 쥐면 안에서 자잘한 것이 사락사락 움직이고, 운동장 모래가 까슬하게 손에 묻는다.
바구니는, 올려다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
똑바로 위로 던지려 하면, 공은 내 머리 위로 떨어진다.
던진 공은 대부분, 바구니 테두리에 맞고, 발밑으로 떨어진다.
떨어진 공을, 다시 줍는다.
내가 던진 것인지, 옆 아이가 던진 것인지, 알 수 없다.
모르는 채로, 다시 던진다.
주운 것은, 대개, 누군가 넣지 못한 공이었다.
끝을 알리는 호루라기에, 모두가 그 자리에 쪼그려 앉는다.
선생님이 바구니를 내리고, 공을 하나씩, 하늘로 던져 올린다.
내 공이 들어갔는지는, 끝내 알 수 없다.
수를 세는 목소리만큼은, 누구보다 크게 냈던 것 같다.
점심이 지나, 친구 둘과 역 앞에서 만난다.
볼링장과 노래방이 들어선, 커다란 건물.
공휴일의 볼링장은, 한 시간 대기였다.
“기다리는 동안, 저거 할래?”
층 안쪽에, 당구대가 네 대 놓여 있다.
핀이 쓰러지는 소리와, 어느 방에선가의 노랫소리가, 여기까지 닿는다.
쳐 본 적이 없다고 하자, 친구 하나가 공을 늘어놓으며 대답했다.
“아무거나 넣으면 돼. 차례로 치고, 놓치면 교대.”
빌린 큐는, 생각보다 길다.
당구대에 올리는 왼손 모양을, 모르겠다.
친구의 손을 곁눈질하며, 집게손가락으로 작은 고리를 만든다.
큐를 끼우자, 고리 안에서 끝이 조금 걸린다.
자세를 잡고, 친다.
흰 공이, 노린 공 옆을 스치고 지나간다.
두 번째.
이번에는 맞았고, 노린 공이 포켓 바로 앞에서 멈춘다.
“미안.”
친구는 아무 말 없이 당구대를 돌아, 그 공 앞에 선다.
가볍게 친다.
아까 멈춰 있던 공이, 툭 떨어졌다.
그러고는 두 개, 세 개를 잇달아 넣고, 네 번째에서 놓친다.
빗나간 공은, 다른 포켓 근처까지 굴러가, 멈춘다.
차례가 돌아온다.
당구대 위의 공들은, 친구가 치고 물러났을 때 그대로, 거기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아까 친구가 놓친 하나.
자세를 잡는다.
큐 끝이, 조금 흔들린다.
친다.
공은, 곧게 굴러가, 포켓 속으로 사라졌다.
다른 친구가, 작게 손뼉을 친다.
그 뒤로는,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놓칠 때마다, 공은 당구대 위 어딘가에 멈춘다.
친구는 당구대를 돌아, 그 공 앞에 선다.
친구가 놓치면, 이번엔 내가 당구대를 돈다.
어느새,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볼링 대기 번호가 불린 것은, 세 번째 게임 도중이었다.
당구대 위에는, 아직 공이 다섯 개 남아 있다.
포켓에서 공을 꺼내, 바구니에 돌려놓는다.
누가 놓친 공이었는지는, 이제, 알 수 없다.
볼링을 두 게임 치고, 건물을 나선다.
해가, 벌써 낮다.
셋 다, 조금 팔이 무겁다.
역에서 둘과 헤어져, 초등학교 앞을 지난다.
운동장에는, 이제 아무도 없다.
장대도 바구니도 치워지고, 하얀 선만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울타리 밖 보도에, 빨간 공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주워서, 울타리 너머로, 아래에서 가볍게 던진다.
공은, 하얀 선 안쪽에서, 한 번만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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