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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바시 상점가의 밤은,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른다.
강가에 늘어선 작은 가게들에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꼬치구이 연기가 바람을 타고, 얼음이 잔에 부딪는 소리가 다리 아래까지 울리고 있었다.
그 가운데, 카운터 여덟 석뿐인 작은 바가 있다.
조명은 어둡고, 잔만이 부드럽게 빛나고 있었다.
바텐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쉼 없이 닦는 잔만이, 조용히 시간을 새기고 있다.
“이번 달, 아직 한 건도 못 땄다며?”
잔을 받아 들며 다나카가 말했다.
입사 동기였다.
입사한 해도 같다.
나이도 같다.
영업 실적만이, 늘 크게 달랐다.
“움직이고는 있는데 말이야.”
“움직이기만 해선 부족해.”
“그래도, 안내도 전화도 제대로 하고 있어.”
“바로 그거야.”
다나카는 웃었다.
“넌 일은 많이 해. 그런데, 기댓값이 낮아.”
다나카는 회사 안에서도 별난 영업맨이었다.
모두가 “이 손님은 안 된다”고 판단한 상대와, 몇 시간이고 이야기한다.
반대로, “이 건은 오늘 성사된다”고 주변이 보는 상담을, 선뜻 후배에게 넘기기도 한다.
주변은 고개를 갸웃한다.
“저 친구, 무슨 생각으로 영업하는 거야.”
그런 말을, 몇 번이고 들었다.
“기댓값이라고 알아?”
“수학에 나오는?”
“응.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해.”
다나카는 잔을 돌렸다.
“예를 들어, 성공할 확률이 30%인 상담이 있어.”
“응.”
“그런데, 그 한 건에 일주일을 들여.”
“……”
“한편으로, 성공률은 10%밖에 안 돼. 그런데, 한 시간 이야기하면 끝나. 그 사람이 다른 손님을 소개해 줄지도 모르고.”
“그럼, 10% 쪽이 낫다는 거야?”
“아니.”
다나카는 고개를 저었다.
“확률만 보니까 틀리는 거야.”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를 봐.”
“쓰는 시간.”
“얻을 수 있는 가능성.”
“앞날로 이어지는 관계.”
“잃었을 때의 리스크.”
“전부 포함해서, 그 선택에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해.”
다나카는 살짝 웃었다.
“난 그걸 기댓값이라고 불러.”
“그래서 가망 없는 손님도 만나는 거야?”
“가망이 없다고는 생각 안 해.”
다나카는 조용히 대답했다.
“지금은 안 사도, 3년 뒤엔 사정이 바뀔지도 몰라.”
“전근을 갈지도 모르고.”
“가족이 늘지도 모르고.”
“다른 누군가를 소개해 줄지도 모르지.”
“사람과의 관계라는 건, 오늘의 결과만으로 정해지지 않아.”
“미래까지 포함해서 생각해. 그게 일이라고 생각하거든.”
“반대로, 오늘 될 것 같은 건이라도, 그 한 건에 너무 매달려서 다른 가능성을 다 잃는다면, 결과적으로 가치는 떨어져.”
바텐더가 말없이 두 번째 잔을 내려놓았다.
얼음이, 작게 소리를 냈다.
한동안 침묵이 이어진 뒤, 다나카가 입을 열었다.
“당구라고 알아?”
“여자 친구랑 가 본 적은 있어.”
“14-1(스트레이트 풀)이라는 종목이 있어.”
“처음 들어.”
“다다음 주에, 간나이에서 대회를 해.”
“공 하나 넣으면 1점.”
“단순하네.”
“그런데, 전혀 단순하지 않아.”
다나카는 손가락으로 잔의 가장자리를 쓸었다.
“정말 강한 선수는, 공격을 멈추지 않아.”
“그래도 지킬 때도 있는 거 아냐?”
“있지.”
다나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키려고 지키는 게 아니야.”
“예를 들어, 성공률 80%인 샷이 있어.”
“높네.”
“그런데, 놓치는 순간 상대가 백 점을 몰아칠 배치가 돼.”
“……”
“그럼 안 쳐.”
“80%인데도?”
“80%라서야.”
다나카는 웃었다.
“20%의 지는 길이, 너무 커.”
“그래서 세이프티를 해.”
“점수는 안 들어와.”
“하지만, 상대에게도 공격할 틈을 안 줘.”
“시간 끌기야?”
“아니.”
다나카는 고개를 저었다.
“다음에, 내가 안심하고 계속 공격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드는 거야.”
“……”
“공 하나를 포기하는 게 아니야.”
“백 개가 이어지는 미래를 고르는 거지.”
“그래서 잘하는 선수일수록, 신기해.”
“뭐가?”
“공격하고 있는데, 무리를 안 해.”
다나카는 잔 속의 얼음을 바라보았다.
“눈앞의 공 하나만 보고 있지 않거든.”
“다음 공.”
“그다음 공.”
“거기서 더 이어지는, 몇십 개의 흐름.”
“전부를 생각한 다음에, 가장 가치가 높은 선택을 하는 거야.”
“위험해지면 멈춰.”
“하지만, 멈추려고 멈추는 게 아니야.”
“다시 달려 나가기 위해서, 지금을 고르는 거지.”
바 안은 조용했다.
밖에서는 취객들의 웃음소리가 멀리 들린다.
“영업도 똑같아.”
다나카가 말했다.
“눈앞의 계약만 계속 쫓다 보면, 언젠가 숨이 막혀.”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에 이기는 게 아니야.”
“미래의 가능성을 최대로 만드는 거야.”
“승부하기로 했으면 공격해.”
“아니다 싶으면 한 번 물러서.”
“그 판단이 쌓여서, 마지막 결과가 되는 거야.”
“결국, 일도 게임이야.”
잔은 비어 있었다.
“재밌겠는데.”
“재밌어.”
다나카는 일어섰다.
“공이 멈춰 있는 시간이, 가장 움직이고 있는 시간이야.”
계산서를 집어 들고 계산을 마친 다나카는, 가게를 나갔다.
문이 열리는 순간, 바깥의 떠들썩한 바람이 미끄러져 들어왔다가, 다시 고요가 돌아온다.
남겨진 잔 속에서, 녹아 가던 얼음이 달각 흔들렸다.
(간나이 대회, 다다음 주였지.)
저 테이블 위에서, 선수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눈앞의 공 하나일까.
아니면, 그 너머로 이어지는 미래일까.
한번, 확인하러 가 보자고 생각했다.
SANSIAS presents Yokohama 14-1 Summit 2026
그날 밤, 다나카가 말한 “기댓값”이라는 말은, 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테이블 위에서 선수들이 보고 있는 것도, 분명 같은 곳에 있다.
눈앞의 공 하나만이 아니라, 그 너머로 이어지는 몇십 개의 미래.
공격해야 할 순간.
일부러 멈추는 순간.
상대에게 넘겨줄 모양까지 생각한 한 수.
14-1이라는 경기에서는, 공이 멈춰 있는 시간에도 선수들은 미래를 계산하고 있다.
왜, 그 샷을 골랐을까.
왜, 일부러 치지 않았을까.
거기에는 기술만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이 있다.
숫자 뒤편에 있는 생각.
공 하나마다 쌓여 가는 결단.
그런 시선으로 보는 14-1은, 조금 다른 풍경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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