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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밤의 당구장은, 오늘도 같은 얼굴들이었다.
안쪽 테이블에서는, 단골 아저씨가 혼자 치고 있다.
“좋았어”가, 5분마다 들려온다.
나——다마노 소(30세·모태솔로·만년 B급·현재 수구)는, 앞쪽 테이블에 있었다.
그녀와 그 남자가, 나인볼을 치고 있다.
남자는 5랙, 그녀는 4랙 선취.
핸디캡 경기다.
그녀는 오늘, 흰 니트에 회색 스커트.
……아니, 안 봤다.
나는 공이다.
제1장: 멈춰 버린 끌어치기
3 대 2, 그녀의 차례.
6번은, 테이블 반대편에 있었다.
일직선.
넣은 뒤 앞쪽까지 끌어오면, 7번이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내 아래쪽을 쳤다.
슉.
백스핀을 끌어안고,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몸 아래에서, 뭔가가 쓸린다.
라사다.
백스핀이 걸린 채 미끄러지는 나의, 맨 아래 한 점은, 몸 자체보다 빠르게 앞으로 움직이고 있다.
라사는 그것을, 뒤쪽을 향한 마찰로 붙잡아 세우려 한다.
그 마찰이, 내 속도를 떨어뜨리고, 동시에 백스핀도 깎아 간다.
게다가, 깎이는 방식이 다르다.
표면이 도는 속도로 비교하면, 백스핀은,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보다 2.5배 빠르게 줄어 간다.
“잠깐. 브레이크보다 먼저, 끌림이 녹아 버려……”
……내가 왜, 이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거지.
환생하면 묘하게 물리에 밝아지는 모양이다.
곤란한 노릇이다.
6번에 닿는, 바로 그때, 백스핀이 다했다.
똑.
6번은 들어갔다.
나는, 거의 그 자리에서 멈췄다.
7번은, 먼 그대로다.
“아……” 하고, 그녀가 작게 말했다.
끌어치기는, 달리는 동안 라사에 깎인다.
게다가,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보다, 2.5배나 빨리.
제2장: 조금만 더 빠르게
그 랙이 끝나자, 남자가 일어섰다.
아까의 6번과 나를, 같은 자리에 다시 놓는다.
“치는 데는 그대로, 조금만 더 빠르게.”
남자가, 그녀 옆에 섰다.
어깨가, 닿을 것 같다.
두 사람이, 같은 각도에서 6번을 들여다보고 있다.
가깝다.
너무 가깝다.
내가 그녀와 닿을 수 있는 건, 팁이 맞닿는 한순간뿐이다.
한 번에, 약 1000분의 1초.
서른 해 인생에서, 가장 긴 접촉이 그것이다.
슉.
아까보다 빠르게, 나는 달렸다.
라사는, 아까와 같은 세기로 쓸어 온다.
깎아 가는 기세도, 같다.
하지만, 같은 곳을 치고 있다.
처음의 백스핀도, 아까보다 강하다.
그리고, 6번에 닿기까지의 시간이 짧다.
다 깎이기 전에, 나는 6번에 부딪혔다.
끽.
백스핀이, 남아 있었다.
나는 앞쪽으로 돌아온다.
7번의, 딱 앞까지.
“오—” 하고 남자가 말했다.
그녀가 돌아보며 웃었다.
그 얼굴은, 나를 향하고 있지 않았다.
B급이던 시절, 먼 공의 끌어치기가 멈출 때마다, 나는 더 아래를 치려고 했다.
그리고, 미스큐를 냈다.
모자랐던 건, 아래가 아니라, 속도 쪽이었다.
“8년 동안, 대체 뭘 보고 있었던 거냐, 나는……”
먼 공의 끌어치기는, 다 깎이기 전에 닿게 한다.
나와 그녀의 거리는, 그래도 좁혀지지 않는다.
에필로그
또, 폐점 시간이 왔다.
조명이 꺼져 간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손님이 돌아간다.
아저씨도 돌아갔다.
그녀도 돌아갔다.
그 남자도 돌아갔다.
테이블 위에 남겨진 것은, 또 나뿐이다.
마지막엔, 남자가 다섯 번째 랙을 가져갔다.
그녀는, 한 랙이 모자랐다.
“1000분의 1초, 라……”
어두워진 당구장에서, 나는 그저, 멈춰 있었다.
——내 이야기는, 이어질까. 이어지지 않을까.
그것은, 여러분의 반응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화 예고(만약 있다면): 문이 열린다. 들어온 것은, 그녀와, 그 남자. ……같이, 라고? 수구 다마노 소의 환생 생활은 계속된다…… 아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