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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후쿠토미초.
불빛이 번져 있었다.
잔을 기울이다가, 문득 생각했다.
언제, 이런 나이가 된 걸까.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가르쳐 준 사람.
꾸짖어 준 사람.
함께 웃던 밤.
부모님의 얼굴도, 떠올랐다.
여러 생각을 만나며, 여기까지 왔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런 곳에 와 있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런 내가 되어 있었다.
몸은, 정직하다
어느 날, 알아차린다.
예전보다,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다.
순간적인 움직임이, 조금 늦는다.
머릿속으로 그린 움직임과, 몸의 움직임 사이에, 미세한 어긋남이 있다.
근육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신경은, 정직하다.
늙음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찾아온다.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몸이라는 것이니까.
하지만, 기술은 다른 이야기다
몸이 쇠해도, 생각은 쇠하지 않는다.
각도를 읽는 법.
배치의 예측.
힘을 빼는 타이밍.
상대의 버릇을 꿰뚫어 보는 눈.
이것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갈고닦을 수 있다.
오히려, 몸의 힘에 기댈 수 없게 된 만큼, 생각이 더 날카로워져 간다.
5의 힘을, 10의 컨트롤로 쓴다.
그것이, 늙음과 마주하면서 늘어 간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늙음은, 또 다른 성장을 데려온다.
젊을 때는, 힘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힘이 없는 만큼,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하게 된 만큼, 보이는 것이 늘었다.
보이는 것이 는 만큼, 선택지가 늘었다.
이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젊을 때와는 다른 종류의, 성장이다.
몸이 조금씩 할 수 없게 될 때마다, 다른 무언가를 익혀 간다.
힘을 빼는 법.
기다리는 것.
사람에게 기대는 것.
풍경을 보는 법.
잃는 것이 있기에, 배우는 법이 달라진다.
후쿠토미초의 밤은, 조용히 깊어 간다.
얼음은, 어느새 작아져 있었다.
늙어 간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가 조용히 자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아직 자랄 일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