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했더니 수구였던 건에 대하여 제7화 ‘내가, 다 휘지 못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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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그녀가, 그 남자를 불렀다.
성이 아니다.
내가 모르는, 이름이었다.

……이름만, 이라고?

나——다마노 소(30세·모태솔로·만년 B급·현재 수구)는, 앞쪽 테이블 위에서, 그것을 듣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짙은 초록 니트에, 회색 와이드 팬츠.
테이블 옆 의자에 앉아, 치지 않는다.
그 남자는, 늘 입는 흰 셔츠에, 남색 조끼.
큐를 들고, 서 있다.

상대는, 단골 아저씨였다.
“한 번, 붙어 보고 싶었거든” 하고, 아까 말했었다.
점퍼를 입은 채로, 초크를 돌리고 있다.

나인볼.
아저씨는 3랙, 그 남자는 5랙 선취.
1 대 4.
그 남자는, 앞으로 한 랙.

제1장: 좋았어, 휘어 볼까

아저씨의 차례.
남은 건, 7번, 8번, 9번.
7번 앞을, 9번이 가로막고 있었다.
똑바로는, 지나갈 수 없다.

“좋았어, 휘어 볼까”

아저씨는, 큐 뒤쪽을 살짝 들어 올렸다.
겨냥은, 9번의 왼쪽.
내 오른쪽을, 사뿐히 친다.

슉.

나는, 9번에는 닿지 않고, 그 왼쪽을 빠져나갔다.
거기서부터, 천천히 오른쪽으로 휜다.

딱.

7번이, 포켓으로 떨어졌다.
“좋았어”

……방금, 나, 휘었지.

세운 큐에 오른쪽을 맞으면, 나는 먼저, 조금 왼쪽으로 튀어 나간다.
스쿼트다.
동시에, 내가 도는 축이, 비스듬히 기운다.
라사에 닿아 있는 한 점이, 옆으로 쓸린다.
그 마찰이, 나를 오른쪽으로 되밀어 간다.
휘는 건, 미끄러지는 동안뿐.
완전히 구르기 시작하면, 거기서 끝난다.

……내가 왜, 이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거지.
환생하면 묘하게 물리에 밝아지는 모양이다.
곤란한 노릇이다.

아저씨는, 그대로 9번까지 다 쳐냈다.
2 대 4.

큐를 세우고 회전을 주면, 수구는, 스쿼트와 반대쪽으로 휘어 되돌아온다.

제2장: 힘내

다음 랙.
그 남자의 차례에, 6번 앞을, 9번이 막고 있었다.
아까와, 꼭 닮은 배치다.

그녀가, 또 불렀다.
이름으로.
“힘내”

그 남자가, 큐 뒤쪽을 들어 올린다.
겨냥은, 9번의 왼쪽.
내 오른쪽을, 쳤다.
아까의 아저씨보다, 세게.

슉.

나는, 9번의 왼쪽을 빠져나갔다.
빠져나간 채로, 거의 똑바로 간다.
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6번 옆을 지나 있었다.

통.

나는, 어느 공에도 닿지 않고, 쿠션에 튕겨, 멈췄다.
파울.

휘게 하는 힘은, 세게 쳐도, 약하게 쳐도, 그리 다르지 않다.
하지만 빠르면, 그 힘이 다 먹히기 전에, 멀리까지 나아가 버린다.
천천히 맞을수록, 휘어짐은 일찍 온다.
빠르게 맞을수록, 휘어짐은 늦게 찾아온다.

아저씨가, 나를 손으로 집어, 원하는 자리에 놓았다.
프리볼.
“좋았어”
거기서부터, 9번까지.
3 대 4.
아저씨의 승리였다.

그 남자가 놓치는 걸, 처음 봤다.
아주 조금, 기뻤다.
……아니, 안 기쁘다.
빗나간 건, 내 몸이다.

B급이던 시절, 커브는, 세게 칠수록 크게 휜다고 생각했다.
안 휘어서, 더 세게 쳤다.
휘기도 전에, 이미 닿아 버렸던 건데.

“8년 동안, 대체 뭘 보고 있었던 거냐, 나는……”

세게 칠수록, 커브는 늦게 찾아온다.
그녀의 호칭은, 천천히, 끝까지 휘어 들어가 있었다.

에필로그

조명이 꺼져 간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손님이 돌아간다.

아저씨는, “좋았어” 하고 돌아갔다.

그 남자는, 아직 큐를 넣지 않는다.
아까의 배치를, 혼자 다시 놓는다.
6번 앞에, 9번.

슉.
다 휘지 못한다.
다시 놓는다.
아주 조금, 부드럽게.
슉.
다시 칠 때마다, 내가 휘는 지점이, 조금씩 앞당겨졌다.

그녀는, 의자에 앉은 채로, 그것을 보고 있었다.
이름은, 부르지 않았다.

몇 번째였을까, 6번이 들어갔다.
그 남자는, 그제야 큐를 케이스에 넣었다.

지익.

……미워할 수가 없잖아.

두 사람이, 돌아간다.
문이 닫히기 전에, 한 번 더, 그 이름이 들렸다.

테이블 위에 남겨진 것은, 또 나뿐이다.

“늦게, 라……”

어두워진 당구장에서, 나는 그저, 멈춰 있었다.

——내 이야기는, 이어질까. 이어지지 않을까.
그것은, 여러분의 반응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화 예고(만약 있다면): 문이 열린다. 그 남자가, 혼자 들어온다. 그녀는, 오지 않는다. ……혼자, 라고?
수구 다마노 소의 환생 생활은 계속된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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