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ganecho & Hinodecho
“맑은 물에 황금이 있고, 용의 못에 옥의 꽃이 있다.” 오래된 한문 고전의 한 구절에서 이름을 얻은 동네가 오오카강(大岡川) 기슭에 있습니다.
간나이의 불빛에서 강을 하나 건넜을 뿐인 곳. 이 동네는 전후의 요코하마가 다 끌어안지 못한 것들을, 오랫동안 묵묵히 떠맡아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고가 아래에서 그림을 그리고 소리를 울리는 사람들과 함께, 다음 모습을 찾고 있습니다.
고가네초·히노데초라는 이름Koganecho & Hinodecho, Yokohama
고가네초(黄金町)라는 이름은 중국 고전 《회남자(淮南子)》의 ‘청수유황금 용연유옥영(清水有黄金 龍淵有玉英)’에서 따왔습니다. 지금은 없는 시미즈초(清水町), 이웃한 하나부사초(英町)와 함께, 한 문장 안에서 짝을 이루는 동네 이름입니다. 강 건너 히노데초(日ノ出町)는 개항 무렵 요코하마 경비를 명받은 에치젠 후쿠이번이 진야(陣屋, 번의 출장 관청)를 두었던 땅이었습니다. 이후 육군 용지가 되었고, 1871년(메이지 4년), 반듯하게 정비된 거리에 ‘히노데초’, 곧 해돋이의 동네라는 좋은 이름이 붙었습니다.
메이지 중반, 진야 터가 민간에 불하되자 길 양쪽에 벚나무가 심어졌고, ‘히노데초 거리의 벚꽃’은 시내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오오카강의 수운 덕분에 강가에는 도매상이 늘어섰고, 큰길은 노게나 이세자키초에 뒤지지 않을 만큼 붐볐습니다. 한 블록 안으로 들어서면 의원이 많은 조용한 동네였고, 강둑에는 벚꽃 가지가 나부꼈다고 동네 어르신들은 이야기합니다. 작가 하세가와 신이 이 히노데초에서 태어난 것은 1884년(메이지 17년)의 일이었습니다.
강과 고가의 동네: 지진, 철도, 공습History
1923년(다이쇼 12년) 간토 대지진 때, 히노데초의 고가네바시, 아사히바시, 조자바시는 모두 불타 무너졌습니다. 피할 곳을 잃은 14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히노데초 거리의 벚꽃도 이때 사라졌습니다.
부흥의 기둥 가운데 하나가 쇼난 전기철도, 지금의 게이큐선입니다. 1930년(쇼와 5년)에 고가네초역, 이듬해 1931년에 히노데초역. 두 역 사이, 불과 0.6킬로미터의 선로는 모두 고가로 이어졌습니다. 이 고가가 훗날 동네의 운명을 크게 좌우하게 됩니다.
1945년(쇼와 20년) 5월 29일 요코하마 대공습 때, 히노데초에서 고가네초까지가 한꺼번에 불탔습니다. 고가네초역의 전쟁 희생자는 628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역의 고가 아래에서 숨진 가족의 기록도 구의 역사에 남아 있습니다. 고가의 콘크리트에는 1979년 역 건물을 다시 짓기 전까지 기총소사의 탄흔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전후의 고가네초: 고가 아래의 시대After the War
공습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 땅을 접수당한 사람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고가 아래에서 살기 시작합니다. 고가를 따라 판잣집이 들어서고, 작은 술집과 허름한 숙소가 생겨났으며, 이윽고 점령군 병사를 상대로 한 매춘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구의 역사는 이곳을 ‘이른바 아오센(青線) 지구’라고 적고 있습니다. 공인된 구역 바깥의 지역을 이르던 말입니다.
같은 무렵, 게이큐 고가 아래를 중심으로 마약 거래가 퍼졌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 시절을 “사람들이 다가오지 않았다”고 돌아봅니다. 중독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을 자기 집에 데려가 곁을 떠나지 않고 돌본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같은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1963년)이 이 동네의 어둠을 비춘 것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58년(쇼와 33년) 매춘방지법이 시행된 뒤에도, 고가 아래 작은 가게들의 불빛은 단속을 받으면서도 꺼지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한신·아와지 대지진 이후 고가의 내진 공사가 시작되자, 가게들은 고가 아래에서 주변 골목으로 옮겨 갔고, 그 수는 200여 곳까지 늘어났습니다.
그곳에 있던 이들은,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이 동네로 흘러든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전쟁의 잿더미에서 고도 경제성장기에 이르기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요코하마의 한 부분. 이 동네는 그 무게를 받아 내 온 곳이기도 합니다.
주민이 되찾은 동네: 2005년 ‘바이바이 작전’2002–2005
2002년(헤이세이 14년) 9월, 하쓰코 주민회와 히노데초 주민회가 처음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지역 초등학교 학부모회도 힘을 보태면서 밤 순찰이 시작됩니다. 이듬해에는 ‘하쓰코·히노데초 환경정화추진협의회’가 생겨났고, 동네의 목소리는 시로, 나라로 전해져 갔습니다.
2005년(헤이세이 17년) 1월, 가나가와현 경찰이 ‘바이바이 작전’을 시작합니다. 지역과 경찰과 행정이 하나가 된 노력 끝에, 불법 업소는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협의회 사람들은, 오오카강 양쪽 기슭의 여덟 개 동네가 이어 온 ‘오오카강 벚꽃 축제’가 동네와 동네를 잇고 같은 마음을 나누는 바탕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가게들이 사라진 뒤에 남은 것은, 셔터가 내려진 작은 건물들의 행렬이었습니다. 훗날 이곳에 관여한 사람들은 그 무렵의 동네를 ‘고스트 타운’이라고 부릅니다.
예술의 동네로: 고가네초 바자르The Art Town
2007년, 요코하마시는 비어 있는 가게들을 빌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의 작은 가게를, 그림을 그리고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의 아틀리에로 바꾸는 것입니다. 2008년, 요코하마 트리엔날레에 맞춰 ‘고가네초 바자르’가 열렸고, 강에 면한 고가 아래에는 ‘고가네 스튜디오’와 ‘히노데 스튜디오’가 생겼습니다. 이듬해 2009년에는 마을 만들기를 맡는 NPO 법인 ‘고가네초 에어리어 매니지먼트 센터’가 탄생했습니다.
이곳에 머무는 예술가의 상당수는 해외에서 옵니다. 대만,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아 도시들과의 교류를 소중히 해 왔습니다. 매년 가을 열리는 고가네초 바자르는 2026년으로 ‘곧 20년째’. 고가 아래 스튜디오와 동네 가게를 무대로, 작품이 골목에 스며듭니다. 영어로 동네의 역사와 예술을 둘러보는 투어와, 주민이 안내를 맡는 ‘고가네초 산책’도 열리고 있습니다.
다만, 예술만으로 동네가 채워진 것은 아닙니다. 시가 임차나 매입으로 보유한 건물은 81건. 물을 쓸 설비가 없는 나가야(長屋, 연립 주택) 가게도 많아, 2024년 요코하마시는 ‘예술 이외’의 쓰임을 맡아 줄 새로운 동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다 만 캔버스처럼, 이 동네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그 몸부림까지 포함해서 지금의 고가네초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오오카강의 벚꽃Cherry Blossoms on the Ooka River
봄이 되면 오오카강은 벚꽃의 강이 됩니다. 나카구청은 해마다 강변 벚꽃의 개화 상황을 사진으로 전하는데, 2026년에는 3월 중순의 꽃봉오리부터 4월 초 새잎이 돋은 벚나무까지를 전했습니다. 상류 미나미구의 오오카강 프롬나드에는 약 500그루. 메이지 후반부터 조금씩 심어 온 벚나무는 지금 미나미구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히노데초에서 고가네초에 이르는 강변에서도, 양쪽 기슭의 동네들이 힘을 모아 ‘오오카강 벚꽃 축제’를 이어 왔습니다. 메이지 시대 히노데초 거리의 벚꽃은 지진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이 강가에는 다시 벚나무가 심어져 왔습니다. 꽃 아래를 걸을 때, 그 일을 조금이나마 떠올려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스크린 속의 고가네초: 하마 마이크와 요코하마 니치게키On Location
고가네초역 가까이, 와카바초에 예전에 ‘요코하마 니치게키(横浜日劇)’라는 영화관이 있었습니다. 개관은 1953년(쇼와 28년) 연말. 쇼와의 정취를 간직한 건물 정면에는 ‘CINEMASCOPE NICHIGEKI’의 네온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하야시 가이조 감독, 나가세 마사토시 주연의 《사립탐정 하마 마이크》. 1993년부터 1996년에 걸쳐 찍은 영화 3편 《내 인생 최악의 시간》, 《아득한 시대의 계단을》, 《덫 THE TRAP》과 2002년 TV 드라마에서, 마이크의 탐정 사무소는 이 요코하마 니치게키 안에 있다는 설정이었습니다. 게이큐 전철이 달리는 고가 아래, 거리 곳곳에서 보이는 랜드마크 타워. 작품과 함께, 이 오래된 영화관의 이름도 일본 전역에 알려져 갔습니다.
요코하마 니치게키는 2005년 2월 18일에 막을 내렸습니다. 2007년 3월, 철거를 앞두고 마지막 특별 상영회가 열렸고, 마지막으로 상영된 작품은 《시네마 천국》이었습니다. 건물은 그해 봄에 철거되었습니다.
길 건너 맞은편에는 자매관 ‘요코하마 메이가자(横浜名画座)’가 있었습니다. 그 흐름을 이어받은 것이 지금의 미니시어터 ‘시네마 잭 앤 베티’입니다. 작품 30주년을 맞은 2023년에는 이곳에서 영화 3편이 4K 디지털 리마스터로 상영되었습니다. 요코하마시 관광정보 사이트는, 촬영지를 찾는 팬이 해가 지나도 줄지 않는다고 전합니다.
Our Suggestion
하마 마이크의 요코하마를, 해 질 녘부터 걷다.
요코하마 니치게키의 건물은 이제 없습니다. 그래도 해 질 녘 고가 아래에서 오오카강을 따라 걸어 보면, 그 작품의 눅눅한 공기가 문득 돌아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시네마 잭 앤 베티에서 한 편 보고, 강을 따라 미야코바시까지 걸은 뒤, 마지막은 노게에서 한잔. 스크린 속의 요코하마와 지금의 요코하마가 겹쳐지는 시간입니다.
※걷는 방법은 실행위원회의 제안입니다. 작품의 촬영 장소는 요코하마시 관광정보 사이트나 보도로 공개된 곳만 적었습니다.
불빛을 지키는 극장과 영화관Theaters
고가네초에는 오랫동안 ‘고가네 극장’이라는 스트립 극장이 있었습니다. 2013년 여름 막을 내렸고, 건물은 젊은 창작자들의 공유 스튜디오 ‘구 극장(旧劇場)’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무대가 있던 1층은 공방으로, 무용수들의 대기실이었던 2층은 아틀리에가 되었습니다. 《사립탐정 하마 마이크》의 촬영지를 찾아간 기사에도 이 극장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히노데초역 근처에는 지금도 스트립 극장 한 곳이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스트립 극장은 법률상 ‘점포형 성풍속 특수영업’에 해당합니다. 학교나 도서관 등의 주변에서는 영업할 수 없고, 각 도도부현이 조례로 금지 지역을 정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있는 극장들은 그 규정이 생길 때 이미 영업하고 있었기에 계속하는 것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새로 극장을 여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고, 건물을 새로 짓는 것도 어렵다고 합니다. 한때 전국에 300곳이 있었다고도 하는 극장은 2026년 보도에서 17곳. 한 번 문을 닫은 극장이 다시 문을 열기는 어렵습니다.
히노데초역에서 노게 쪽으로 가는 길목에는, 전후에 세워진 영화관 가운데 하나인 ‘고온자(光音座)’의 이름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운영 회사는 이곳을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게이 영화를 개봉 상영하는 영화관이라고 소개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머물 자리를 찾아 모여든 동네. 그 발자취의 일부입니다.
Our View
우리의 시선: 스트립과 가부키의 시작
가부키는 에도 시대 초기, 이즈모노 오쿠니(出雲阿国)라는 여성이 남장을 하고 춘 ‘가부키 오도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인기가 퍼지자 유녀들도 이를 흉내 내 남장을 하고 함께 춤추는 ‘유녀 가부키(遊女歌舞伎)’가 생겨났습니다. 여성들이 연기하는 가부키는 풍기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막부에 의해 금지됩니다. 1629년의 일이었습니다. 뒤이은 소년들의 ‘와카슈 가부키(若衆歌舞伎)’도 금지되었지만, 그래도 민중이 원했기에 성인 남성이 연기하는 ‘야로 가부키(野郎歌舞伎)’로 허락되었고, 오늘날의 가부키로 이어져 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전통 예능이라 부르는 것도, 시작은 관능을 두르고, 비난을 받으면서도, 사람들이 원했기에 살아남은 예능이었습니다. 사백 년이라는 시간이 그것을 전통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스트립 극장 또한, 전후 일본에서 무용수와 조명과 객석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함께 키워 온 무대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치켜세우지도, 깔보지도 않습니다. 다만 새로 태어날 수 없는 극장이 건물과 함께 조용히 사라져 가는 것이라면, 그것은 하나의 예능이 끝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알고 나서 동네를 걷는다. 그것만으로도 보이는 풍경은 조금 달라질 것입니다.
※이 칸은 Yokohama Open 실행위원회의 생각입니다. 가부키의 역사는 일본예술문화진흥회 ‘문화 디지털 라이브러리’ 등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A Request from the Committee
고가네초·히노데초를 걷는 분들께: 실행위원회의 부탁
아틀리에와 갤러리 바로 옆에, 사람이 사는 집이 있습니다. 이 동네를 되찾은 것은, 순찰을 이어 온 주민들이었습니다.
주민이나 집의 창문, 가게 입구에 카메라를 향하지 말아 주세요. 작품 촬영은 각 장소의 규칙을 따라 주세요. 밤의 골목에서는 목소리를 낮춰 주세요.
어두운 시대를 ‘구경’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이곳에서 다음 모습을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품고 걸어 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실행위원회의 부탁입니다. 고가네초 바자르의 기간·요금·촬영 규칙은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해 주세요.
교통Access
게이큐선 히노데초역·고가네초역. 두 역 사이의 고가 아래에 스튜디오와 갤러리가 늘어서 있습니다. 오오카강을 따라 내려가면 노게·사쿠라기초로, 강을 건너면 이세자키초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큐를 잡다Play
큐를 잡으시려면, 오오카강을 건너 간나이·이세자키초로. 당구장이 모여 있습니다. 노게에서 한잔하고 나서 향하는 것도, 이 일대다운 밤을 보내는 방법입니다.
머물다Stay
요코하마시 관광협회 공식 사이트에서는 지역을 좁혀 숙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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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확인일: 2026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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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 잭 앤 베티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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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는 출처 시점의 것입니다. 소요 시간·요금·영업시간·기간 등은 바뀔 수 있습니다. 나서기 전에 각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