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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카메라를 샀다.
처음에는 여행지에서 쓰는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어느새, 주말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정처 없이 거리로 나선다.
얼마 전, 그 친구와 걷고 있는데, 친구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골목 모퉁이로 비쳐 드는 빛이, 벽에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그 순간, 친구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무 말 없이, 셔터를 눌렀다.
딱히 사진가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한순간을 위해 일찍 일어나고 있었다.
책을 읽던 밤, 문득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창밖은, 어두워져 있었다.
읽던 내용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샤워를 하면서도, 생각하고 있었다.
잠들기 전에도, 아직 생각하고 있었다.
알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읽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새, 몰랐던 세계가, 조금 보이게 되어 있었다.
못 하던 것을, 해낸 순간이 있다.
줄곧 어긋나던 코드가, 처음으로 맑게 울린 밤.
몇 번을 해도 무너지던 폼이, 어느 날 갑자기 딱 잡힌 순간.
포기하려던 레시피가, 처음으로 “맛있다”는 말을 들은 날.
그 순간만큼은, 어른도 저절로 소리가 터져 나온다.
취미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으고 싶어진다.
알고 싶어진다.
잘하고 싶어진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그저 혼자 몰두하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런 마음의 출구가, 취미라는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서 취미에 푹 빠진 사람은, 어쩐지 생기 있어 보인다.
당구장도, 마찬가지였다.
큐를 고르는 데, 한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 있다.
배치를 읽으며, 머릿속으로 선을 긋는 사람이 있다.
어려운 샷이 들어가, 조용히 주먹을 쥐는 사람이 있다.
단골들과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며, 몇 시간이고 치는 사람이 있다.
혼자 묵묵히 같은 샷을 되풀이하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 저마다의 무언가를 채우고 있다.
공이 포켓으로 빨려 들어가는 소리가 좋아서, 계속 다니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유라도 좋다.
푹 빠질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만으로, 인생은 조금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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