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곳에, 먼저 역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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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10월 1일.
도쿄와 신오사카 사이를, 처음으로 신칸센이 달렸다.
도쿄 올림픽 개회식은, 그로부터 아흐레 뒤.

그 도중에, 새 역이 하나 생겼다.
요코하마의 북쪽 끄트머리.
오래된 요코하마선과, 새 선로가 만나는 곳.

역 주변에는, 논이 펼쳐져 있었다.

요코하마라는 이름의 역인데, 플랫폼에서 요코하마 시가지는 보이지 않는다.
왜, 그곳이었을까.


또 하나의, 요코하마역

요코하마에는, 일본 최초의 역 가운데 하나가 있었다.
1872년, 신바시와의 사이에 철도가 놓인다.
그때의 요코하마역은, 지금의 사쿠라기초 부근.
항구가 있고, 거류지가 있고, 사람과 짐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역은, 도시가 있는 곳에 놓였다.
신바시까지, 50분 남짓.
바닷가 매립지에서, 기차는 연기를 뿜으며 떠나갔다.

그로부터 92년.
이번에는, 도시가 없는 곳에 역이 생긴다.

논 한가운데의, 플랫폼

서는 것은, 역마다 서는 ‘고다마’뿐이었다.
빠른 ‘히카리’는, 플랫폼 앞을 지나쳐 간다.

열차가 멈춘다.
문이 열리고, 몇 사람이 내리고, 다시 닫힌다.
창밖에서는, 벼가 바람에 눕고는 다시 일어서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역 앞의 구획 정리는, 개업과 같은 해에 시작되었다.
끝난 것은, 11년 뒤.
‘히카리’가 서게 되기까지는, 12년 가까이 걸렸다.

그사이에도, 역은 그곳에 있었다.
아무도 내리지 않는 날에도, 시각표대로.

지하철이, 닿은 봄

1985년 봄, 시영 지하철이 요코하마역에서 뻗어 왔다.
신요코하마는, 그 종착역이 된다.

호텔이 들어서고, 회사들이 옮겨 온다.
이윽고, 아레나도 생겼다.
토요일 밤에는,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물결이, 개찰구로 흘러든다.

지금, 그 역 앞에 논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먼저 역이 있었고, 나중에 도시가 왔다.
도시는, 역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모른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시월의 첫날 밤.
오사카에서 돌아오는 길에, 신요코하마에서 내린다.

개찰구를 나서면, 높은 빌딩 창에, 아직 불빛이 여럿 남아 있다.
역 앞 넓은 길을, 택시가 조용히 돌아 나간다.

조금 걸어간 곳의 빌딩에, 간판 하나가 불을 밝히고 있었다.
꽤 오래전에, 몇 번 쳐 본 적이 있다.
가방을 든 채, 계단을 오른다.

평일 밤의 가게는, 당구대가 절반쯤 비어 있다.
옆 당구대에서, 나이 지긋한 사람이 혼자 치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한가운데

그 사람이 친 공이, 포켓으로 가라앉는다.
수구는, 그 뒤로도 계속 굴러갔다.
당구대 한가운데쯤, 가까이에 공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멈춘다.

그 사람은, 당구대 주위를 반 바퀴 돌아, 수구 뒤에 선다.
잠시, 자세를 잡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친다.
멀리 있던 공이, 코너 포켓으로 사라졌다.

수구는 다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굴러간다.
다음 공은, 거기서라면 똑바로 보였다.

내 당구대로 돌아온다.
하나 들어갈 때마다, 수구는 쿠션에 들러붙어서, 다음 공이 멀다.

딱 한 번, 넣기 전에, 수구가 갈 곳을 바라본다.
아무것도 없는 곳.
조금만, 힘을 빼고 쳤다.

공은 들어가지 않았다.
수구는, 생각보다 앞에서 멈췄다.
그래도, 다음 공은, 아까보다 가깝다.

옆 당구대에서는, 그 사람이 또, 아무것도 없는 한가운데로 수구를 보내고 있다.
벽시계를 본다.
문 닫을 때까지는, 아직 한 시간이 있다.

신요코하마로, 돌아온다

가게를 나서면, 역 쪽에서, 막차에 가까운 신칸센 소리가 들려온다.

62년 전, 이곳에는 논밭뿐이었다.

지하철 개찰구로 향한다.
플랫폼 끝에서, 어두운 선로 너머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먼저 역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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