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自分の手で、やるしかなかっ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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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일은, 되도록 멀리하고 싶다.

그건, 아마 누구나 그럴 것이다.

더우면 에어컨을 켠다.
번거로운 절차는 대행을 맡긴다.
말하기 어려운 일은, 메시지로 끝낸다.

어느 것도 틀린 것은 아니다.

편리한 시대에, 굳이 불편을 고를 이유는 없다.

그래도, 문득 생각할 때가 있다.

내 손으로 무언가를 한 순간이, 요즘 있었던가.


문화와 문명

라쿠고가인 다테카와 단시는, 문화와 문명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불쾌함이나 불편함을, 자기 손으로 해소하는 것이 ‘문화’.
기계나 돈이나 남에게 기대어 해소하는 것이 ‘문명’.

문명이 나쁜 것은 아니다.

에어컨도, 세탁기도, 전철도, 문명의 혜택이다.
그것이 없다면, 지금의 생활은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명이 나아갈수록,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해결하는 장면은 줄어 간다.

불쾌한 일이 있으면, 피한다.
번거로운 일이 있으면, 맡긴다.
잘되지 않는 일이 있으면, 그만둔다.

그것이 당연해져 간다.


화면 너머에서

SNS를 열면, 온갖 말들이 흘러온다.

화면 너머라면, 감정은 쉽게 밖으로 꺼낼 수 있다.

불쾌한 일을, 혼자 끌어안지 않아도 되는 곳이 늘었다.

그것은 편리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기 손으로 마주하는 시간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테이블 앞에서는,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당구장에 들어서면, 공기가 달라진다.

테이블 앞에 선다.

공이 흩어져 있다.

여기서부터, 어떻게 할까.

대신 쳐 줄 사람은 없다.
앱에 정답을 물어볼 수도 없다.
누구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정하고, 스스로 친다.

빗나가도, 나의 공 하나.
들어가도, 나의 공 하나.

그, 속일 수 없음이, 이상하게도 편안하다.


빗나간 공과, 마주한다

당구에서는,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

겨냥한 공이 빗나간다.
수구가 뜻밖의 방향으로 굴러간다.
조금 전까지 그리던 플랜이, 공 하나로 무너진다.

불쾌하다.

하지만, 도망칠 곳이 없다.

테이블 앞에 계속 서 있을 수밖에 없다.

다음 공 하나를, 내 손으로 칠 수밖에 없다.

그 ‘밖에 없다’가, 실은 아주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내 손으로 불쾌함과 마주한다.
내 손으로, 다음 답을 낸다.

그것이, 단시 사부가 말한 ‘문화’라면.

당구는, 테이블 위의 문화다.


조금씩, 스스로 하게 된다

처음에는, 공 하나만 빗나가도 싫어졌다.

하지만, 빗나간 공을 다시 놓고, 다시 친다.

누군가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스스로 한다’가 당연해져 간다.

테이블 앞에서는, 그것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고 있다.

생각하고, 치고, 빗나가고, 다시 생각한다.

그 되풀이 속에서, 불쾌한 일과 마주하는 힘이,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 같다.


테이블 밖에서도

테이블 앞에서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를 되풀이하다 보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있다.

일에서 번거로운 일과 마주할 때의, 그 한순간의 망설임이, 조금 짧아진다.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것을, 화면 너머가 아니라, 내 말로 전해 보자는 생각이 든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나의 공 하나를 돌아본다.

요란한 변화는 아니다.

그래도, 내 손으로 무언가와 마주했던 경험은, 몸 어딘가에 남아 있다.


문화를, 손에 쥔다

테이블 앞에서는,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내 손으로 생각하고, 내 손으로 친다.

당구는, 그런 문화를 떠올리게 해 주는 스포츠인지도 모른다.

편리한 시대이기에, 그 시간은 조금 사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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