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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손잡이.
가방 끈.
커피 종이컵.
엘리베이터 버튼, 펜, 마우스, 휴대폰.
점심 백반의 젓가락.
또, 휴대폰.
밤, 씻기 전에 손가락을 펴면, 관절이 조금 늦게 따라온다.
손등에, 가느다란 흰 잔금이 나 있다.
하루 종일, 무언가를 쥐고 있던 손이다.
얼굴에는, 매일 밤, 시간을 들여 왔다.
에센스는 한 병으로 정해 두고, 손바닥으로 감싸듯 눌러 준다.
정작 그 손은, 남은 것을 손등에 문지르고, 그걸로 끝.
손이 뒷전이 되는 건, 아마, 손이 늘 일하고 있어서다.
쥐고 있는 동안, 손에는 눈길이 가지 않는다.
눈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계절은 먼저 스며드는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손도, 늘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식칼이거나, 빨래집게거나, 자전거 핸들.
아무것도 들지 않은 어머니의 손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젖은 손을 앞치마에 닦는, 그 한순간 정도밖에.
점심시간에, 작은 핸드크림을 하나 샀다.
뜯지도 않은 채, 가방 바닥에 넣어 두었다.
일정도, 대체로 손과 같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무언가로 채워져 있다.
어쩌다 오 분이 비어도, 손가락은 벌써, 휴대폰을 쥐러 가 있다.
퇴근길에, 간나이에서 내렸다.
혼자 당구대를 빌리는 일에도, 조금씩 익숙해졌다.
그날 밤은, 옆 당구대 사람의 왼손만 보고 있었다.
검지를 둥글게 말아, 엄지 끝에 맞대고, 작은 고리를 만들고 있다.
큐는, 그 고리 속을, 앞으로, 뒤로, 곧게 오간다.
칠 때마다 움직이는 건, 오른팔뿐.
왼손은, 당구대 위에 놓인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흉내 내어, 검지를 둥글게 말아 본다.
고리가, 빡빡하다.
큐가 손가락에 걸려, 멈춘다.
느슨하게 하면, 이번엔 큐 끝이 흔들린다.
큐가 지나갈 만큼의, 틈.
그것을, 좀처럼 만들 수가 없다.
문득 보니, 손톱 끝이, 라사에 파고들어 있다.
당구대를, 움켜쥐려 하고 있었다.
힘을 뺀다.
손바닥을, 당구대에 맡긴다.
검지의 고리만, 남긴다.
큐가, 스윽 빠져나간다.
수구가, 곧게 굴러간다.
친 것은 오른손이고, 눈으로 좇은 것은 공.
왼손은, 내내 거기 있었을 뿐.
그래도, 그 공 하나는, 그 손 위에서 떠나갔다.
테이블 위에서, 왼손만은,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았다.
씻고 나와서, 늘 쓰는 에센스를 볼에 눌러 준다.
그리고, 가방 바닥의 핸드크림을 꺼내, 뜯는다.
손등에.
손가락 사이에.
관절, 하나하나에.
서두르지 않고, 발라 간다.
다 바른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 둔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고.
휴대폰은, 세면대 옆에 엎어 둔 채.
손가락이, 저절로 작은 고리를 만들려다, 풀린다.
오 분쯤, 그렇게 있었다.
틈은, 손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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