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붙일수록, 좋은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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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화면 속에서, 두 사람이 우산 하나 아래 서 있다.
자막이, 대사보다 조금 늦게 뜬다.

엔딩이 흐르기 시작할 무렵, 봉지를 뜯었다.
시트 마스크를 펼쳐, 눈과 입 구멍을, 조금 어긋나게 댔다가 다시 맞춘다.

요 며칠, 돌아오는 길의 바람이 건조하다.
저녁이 되면, 광대 언저리가 당긴다.
이번 가을, 첫 한 장이었다.

봉지 뒷면에는, 붙여 두는 시간이 적혀 있다.
읽었다.
하지만, 다음 화 예고가, 벌써 시작되고 있었다.

2화는, 가장 좋은 대목에서 끝났다.
3화가 막 시작될 무렵, 문득 볼에 손을 댄다.
시트 가장자리가 말라서, 바깥으로 말려 올라가 있다.
떼어 내니, 종이처럼 가볍다.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오래.
그렇게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의 볼

아침 거울 속, 광대 언저리가, 희미하게 붉다.
파운데이션을 올리니, 거기만, 자잘한 각질이 하얗게 일어난다.
손가락으로 펴 바를수록, 들떠 오른다.

좋으라고, 한 일이었다.

출근길 전철에서, 찾아본다.
시트 마스크를 붙이는 시간을 몇 가지로 달리해 비교한 연구가 있었다.
피부의 수분은, 처음에는 올라가고, 그 뒤로는 내려간다.
오래 붙였을수록, 건조한 느낌이나 붉은 기가 나타나기 쉬운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채운다고 한 것이, 덜어 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창에 비친 얼굴을 본다.
아끼고 싶은 마음이, 조금, 시간을 넘어 버렸다.

모서리에서 튕긴 공

토요일, 동료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전에는, 같이 가자는 말을 듣는 쪽이었다.
“혼자서도 왔었구나.” 하고, 동료가 웃는다.

번갈아 친다.
얼마 뒤, 포켓 입구에, 공이 하나 남아 있었다.
수구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

넣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팔에 힘이 들어간다.
큐가, 앞으로 튀어 나간다.
공은 포켓 모서리에 맞고, 튕겨서, 테이블 위로 되돌아왔다.

“너무 셌네.” 하고, 동료가 말한다.

다음 차례에도, 비슷한 공이 하나.
이번에는, 닿을 만큼만, 하고 생각하며 친다.
수구가, 천천히 굴러간다.
공은, 또르르, 구멍 깊숙이 사라졌다.

두 번째 마스크의 밤

일요일 밤, 두 번째 봉지를 뜯는다.
휴대폰 타이머를, 봉지 뒷면의 시간에 맞춘다.
드라마의 다음 이야기를, 재생한다.

우산 아래 두 사람은, 아직 누구도 아무 말이 없다.
웃으면 가장자리가 들뜰 것 같아, 입가만은, 가만히 둔다.
눈가의, 시트가 닿지 않는 곳만이, 방 안의 공기에 닿아 있다.

타이머가 울린다.
가장 좋은 대목에서, 일시 정지를 누른다.

떼어 낸 시트는, 아직 촉촉하게 무겁다.
볼에 남은 것을, 손바닥으로, 살며시 눌러 준다.

오래 붙일수록, 좋은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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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 Wang, Y., Cao, Y., Huang, X., Zhang, Y., Hu, Y., Li, L. & Xiong, X. (2024). Short-term skin reactions and changes in stratum corneum following different ways of facial sheet mask usage. Journal of Tissue Viability, 33(4), 831-839. doi:10.1016/j.jtv.2024.06.012
  • Janssens-Böcker, C., Wiesweg, K. & Doberenz, C. (2024). Native collagen sheet mask improves skin health and appearance: A comprehensive clinical evaluation.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23(5), 1685-1702. doi:10.1111/jocd.1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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