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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별회 사진, 올려 둘게요.”
단톡방에, 열두 장.
한 장씩, 넘겨 본다.
오늘의 주인공인 선배가, 꽃다발을 안고 있다.
그 옆에서, 내가 웃고 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눈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손가락으로, 크게 키운다.
눈가에, 가는 선이 세 개, 부채처럼 펼쳐져 있었다.
거울 속에서는, 본 적 없는 선이었다.
거울
나가기 전, 현관 거울 앞에서, 웃어 본다.
입꼬리만, 올린다.
눈은, 움직이지 않는다.
몇 번을 해도, 선은 생기지 않는다.
그 주에는, 내내 그 얼굴로 지냈다.
엘리베이터에서 가볍게 목례할 때도.
점심시간에, 누군가의 농담을 들었을 때도.
금요일 저녁, 옆자리 후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뭔가, 화나셨어요.”
말끝이, 아주 조금 올라가 있다.
“화 안 났어.” 하고, 입꼬리로만 웃으며 대답한다.
퇴근길 전철에서, 눈가 주름에 대해 찾아본다.
주름을 덜 눈에 띄게 하는 시술을 받은 사람들의, 시술 전과 후의 웃는 얼굴 사진을, 다른 사람들에게 비교해 보게 한 연구가 있었다.
눈가에 선이 생긴 웃음 쪽이, 진심으로 웃는 것처럼 보였다.
선이 사라진 뒤에는, 젊어 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더 매력적으로 보인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얼마나 크게 웃는지와는 별개로, 정말로 웃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표시로, 눈가의 선은 읽히고 있는 듯하다.
어두운 창에, 내 얼굴이 비친다.
후배에게는, 이번 한 주의 내 얼굴이, 화난 것처럼 보였는지도 모른다.
발견하면, 감추고 싶어진다.
얼굴을 아껴 온 사람이라면, 아마 누구라도.
예비 스트로크
토요일, 동료와 테이블을 빌린다.
수구 뒤에 자세를 잡고, 큐를, 앞으로, 뒤로, 흔든다.
큐 끝은, 수구 바로 앞까지 갔다가는, 다시 돌아온다.
몇 번을 흔들어도, 공은 움직이지 않는다.
앞으로, 끝까지 내민다.
수구가, 구르기 시작한다.
몇 번째였을까, 동료가 친 공이, 쿠션을 두 번 튕기고, 노리지 않은 포켓으로 떨어졌다.
“방금 거, 노린 거 아니야.”
동료가, 먼저 웃음을 터뜨린다.
덩달아, 소리가 나왔다.
배 언저리에서부터, 멈출 틈도 없이.
볼이 올라가고, 테이블 위의 공이, 가늘게 번진다.
밤
자기 전에, 눈가에, 크림을 아주 조금 올린다.
약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듯이.
그러고 나서, 다시 한번, 송별회 사진을 연다.
꽃다발 옆에서, 눈이 없어질 만큼 웃고 있는 얼굴.
세 개의 선도, 그대로.
사진 속에서, 제대로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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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 Etcoff, N., Stock, S., Krumhuber, E. G. & Reed, L. I. (2021). A novel test of the Duchenne marker: Smiles after botulinum toxin treatment for crow’s feet wrinkles. Frontiers in Psychology, 11, 612654. doi:10.3389/fpsyg.2020.612654
- Miller, E. J., Krumhuber, E. G. & Dawel, A. (2022). Observers perceive the Duchenne marker as signaling only intensity for sad expressions, not genuine emotion. Emotion, 22(5), 907-919. doi:10.1037/emo0000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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