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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나간다고 했다.
“당구 대회예요. 14-1(스트레이트 풀)이라는 종목으로요.”
회의실에서 그 말을 들었을 때, 딱히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주말엔 약속이 없었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상상과 달랐다.
더 떠들썩한 곳일 줄 알았다.
조명은 테이블만을 비추고 있었다.
관객은 조용히, 그 한 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스코어시트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누군가는 팔짱을 낀 채, 선수의 손끝을 가만히 좇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일어나려 한다는, 그런 공기가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공 15개가, 반듯한 삼각형으로 놓여 있었다.
상대 선수가 자세를 잡았다.
세게 깨뜨릴 줄 알았다.
하지만, 수구만이 살며시 움직였다.
“세이프티예요.” 하고 옆자리 남자가 말했다.
“안 깨는 거예요?”
“14-1은 콜 샷이거든요. 어느 공을 어느 포켓에 넣을지, 먼저 말해야 해요. 처음엔 15개가 뭉쳐 있잖아요. 저래서는 어디로 들어갈지 읽을 수가 없죠. 그래서 무리해서 깨지 않고, 먼저 지키는 거예요.”
그렇구나, 싶었다.
그 결과, 테이블에는 13개의 공이 덩어리째 남았고, 2개만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동료의 차례가 되었다.
떨어진 2개 가운데, 먼 쪽 공을 노렸다.
먼 거리였다.
하지만,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공이 떨어졌다.
객석에서, 작게 숨이 새어 나왔다.
거기서부터 동료의 차례가 이어졌다.
뭉쳐 있던 13개의 덩어리를, 조금씩 풀어 가며, 동료는 나아갔다.
공을 떨어뜨리면서, 하얀 수구를 덩어리 쪽으로 보낸다.
수구가 덩어리를 스치면, 뭉쳐 있던 공들이 풀려 간다.
또 공을 떨어뜨리고, 또 수구로 덩어리를 푼다.
점수를 쌓으며, 문제를 풀어 간다.
테이블의 풍경이, 한 샷마다 바뀌어 갔다.
14개를 거두어 가던 도중, 동료가 문득 움직임을 바꾸었다.
몇 개 남지 않았을 때, 마지막 1개——브레이크 볼이 될 공——가 랙 가까이의 좋은 자리에 있지 않았다.
동료는 다른 공을 떨어뜨리면서, 하얀 수구를 그 브레이크 볼 쪽으로 보냈다.
수구가 브레이크 볼을 살짝 밀었다.
공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방금 건 브레이크 볼을 옮긴 거예요.” 하고 옆자리 남자가 말했다.
“흰 공으로, 노릴 공을 움직인 거예요?”
“브레이크하기 좋은 자리가 없을 때, 수구로 직접 만드는 거죠.”
14개를 다 거두었을 때, 동료는 마지막 1개 앞에서 한동안 멈춰 섰다.
그리고, 천천히 큐를 내밀었다.
촤악, 하고 소리가 퍼졌다.
14개의 공이 한꺼번에 흩어졌다.
“좋은 브레이크네.” 누군가 작게 중얼거렸다.
다음 공이, 여럿 보이는 배치였다.
동료는 망설임 없이 걸음을 옮겼다.
두 번째 브레이크도 깨끗하게 들어갔다.
테이블에 공이 퍼지고, 동료의 리듬이 이어졌다.
40개, 41개, 42개——
어느 순간부터, 객석의 공기가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모두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있었다.
세 번째 브레이크였다.
동료가 마지막 1개를 떨어뜨리면서, 수구로 랙을 깨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이 잘 퍼지지 않았다.
“깨는 게 좀 약했네요.” 하고 옆자리 남자가 중얼거렸다.
노리기 어려운 배치가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 이어지던 흐름이, 거기서 잠시 멈췄다.
동료는 한동안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길었다.
그리고, 공을 넣지 않았다.
목적구를 맞히면서, 수구를 상대가 치기 어려운 자리에 세웠다.
거기서부터, 또 다른 경기가 되었다.
상대도 지켰다.
동료도 지켰다.
공은 움직이는데, 아무도 점수를 내지 않는다.
“세이프티 싸움이에요.” 하고 옆자리 남자가 말했다.
점수가 나지 않는다.
공은 움직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었다.
지키는 것도, 공격하는 것이구나, 싶었다.
객석은, 여전히 조용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다른 고요였다.
아까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하는 기대의 고요였다.
지금은, 누가 먼저 실수할까 하는 긴장의 고요였다.
둘 다, 재미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동료에게 물었다.
“중간부터 점수가 하나도 안 나더라.”
“세이프티 싸움이 돼 버렸네요.” 하고 동료가 말했다.
“43개까지 와서, 수구 포지션이 어설펐어요. 거기서 무리하게 공격하다 실수하느니, 지키는 게 나았죠.”
“그래도 브레이크 세 번 성공한 건 대단했어.”
동료는 살짝 웃었다.
“키 볼을 잘 쓸 수 있을 때는, 브레이크가 편했어요.”
돌아오는 길,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 번 본 것만으로는, 그 고요의 의미를, 아직 알 수 없다.
그래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진다.
8월 14일·15일, 요코하마 간나이.
처음 보는 사람도, 분명 그 감각을 맛볼 수 있다.
모든 선수의 스탯을, 대회 중 수시로 갱신해 공개한다.
하이런이나 애버리지와 함께 보면, 그 한 샷의 의미가, 더 깊이 보인다.
현장 관전은, 무료.
요코하마에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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