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했더니 수구였던 건에 대하여 제2화 ‘내 몸에, 회전이 더해진 날’

転生したら手球だった件 第2話「俺の体に、回転が加えられた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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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또, 아침이 왔다.

어두운 당구장에 비쳐 드는 빛 속에서, 나——다마노 소(30세·모태솔로·만년 B급·현재 수구)는, 테이블 위에서 그저 멈춰 있었다.

환생하고 나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내 표면 전체가 신경처럼 되어 있어서, 라사의 감촉도, 큐가 닿는 순간의 압력도, 마찰의 방향과 세기도, 미크론 단위로 느껴지는 것이다.

1화에서도 말했지만, 환생하면 묘하게 물리에 밝아지는 모양이다.
게다가 감각까지 예민해졌다.
곤란한 노릇이다.

어제 배운 것이 있다.
정면으로 맞히는 풀 히트라면, 앞으로 나아가는 기세가 거의 전부 적구로 옮겨 가고, 나는 그 자리에 멈춘다.
각을 주어 맞히면, 나와 적구는 약 90도로 갈라진다.

다만——그대로 90도 방향으로 나아가는 건, 회전 없이 맞혔을 때의 이야기다.

그 ‘다만’이, 오늘의 전부였다.

제1장: 회전이라는 이름의 지배

맨 먼저 온 것은 단골 아저씨였다.

“좋았어, 오늘은 밀어치기 끌어치기 연습이다”

아저씨가 내 윗부분을 쳤다.
내 몸이 앞으로 구르며 적구를 향해 나아간다.

적구에 맞은 순간——약 90도로 갈라졌다.
거기까지는 1화 그대로다.

그런데.

“어라…… 휘고 있어?”

갈라진 뒤, 내 궤도가 슬금슬금 앞쪽으로 휘어 가는 것이다.
앞회전이 남아 있으니까, 라사와의 마찰로 앞쪽으로 끌려가는 것이다.

접촉하는 순간은 90도.
하지만 그 뒤, 회전과 라사의 마찰로 휜다.

“그러니까 1화에서 말한, 90도 그대로 나아간다는 건 무회전이 전제였던 건가…… 8년 동안 대충 써먹으면서 하나도 몰랐던 나”

다음엔 아저씨가 내 아랫부분을 쳤다.
백스핀이 걸린 채 적구로——맞은 순간 역시 약 90도로 갈라졌지만, 이번엔 끌려 돌아오는 쪽으로 휘면서 되돌아왔다.

정면으로 맞힌 끌어치기라면, 나는 곧장 돌아온다.
하지만 두께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비스듬히 돌아왔다.

“갈라지는 기세와, 백스핀의 끌어당김…… 둘이 동시에 내 몸에 작용하고 있는 건가. 어느 쪽으로 구를지는 섞인 정도에 달렸다니, 이젠 나 자신도 모르겠잖아”

아저씨는 그런 내 속마음도 모른 채 “좋았어 좋았어” 하며 흐뭇해했다.

제2장: 기준이 무너져 가는 날

다음에 온 것은 그녀였다.
오늘은 하이웨이스트 데님이 잘 어울린다.

‘여전히 멋쟁이네’ 하고 나는 생각했다.
내가 공이라는 걸 잠깐 잊은 채.

조금 더 넋을 놓고 보고 싶었는데, 그녀는 가차 없이 나를 굴렸다.

똑.

단순했다.
옆회전 없이, 천천히 맞히면, 입사각과 반사각은 거의 같다.
맞은 각도와 거의 같은 각도로 튕겨 나온다.
(엄밀히는, 속도나 회전에 따라 조금씩 어긋난다.)
이것이 기준이다.

“……아름답다”

아까 복합 회전의 복잡함을 몸으로 겪은 뒤라, 이 단순함이 눈부셨다.

하지만 다음 샷에서, 그 단순함이 무너졌다.

그녀가 이번엔 옆회전을 건 채 나를 쿠션 쪽으로 굴렸다.

똑.

“어라?”

아까와 튕기는 모양이 다르다.
같은 각도로 맞았을 텐데, 튕겨 나온 방향이 달라져 있다.
옆회전이, 쿠션과의 마찰로, 튕겨 나오는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순회전이면 튕겨 나오는 길이 쿠션을 따라가는 쪽으로 벌어지고, 역회전이면 쿠션에 직각인 쪽으로 좁혀진다.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는 건, 옆회전이 없다는 전제…… 옆회전 하나로 기준이 무너지는 건가”

그녀는 내 궤도를 완벽하게 계산하고 있었다.
쿠션 뒤의 행선지까지 전부 의도대로.

“역시 이 사람, 잘 친다”

나는 반쯤 멍한 채, 테이블 끝으로 굴러갔다.

제3장: 만년 B급의 진실

낮이 되자, 처음 보는 단골이 왔다.

깔끔한 흰 셔츠.
무심한 듯한데 딱 떨어지는 머리.
키가 크고, 웃는 얼굴이 자연스럽고, 뭐랄까——그런 타입이다.

여자들이 가만두지 않는 타입.

“안녕”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와 있었구나” 하고 그 남자가 말했다.
아는 사이였나.
게다가 거리가 가깝다.

“우리 같이 좀 칠래?” 하고 그녀가 말했다.

“좋아” 하고 그 남자가 선선히 대답했다.

나는 그 순간, 테이블 끝에서 조용히 굴렀다.

“……뭐지, 이 감정은”

내가 공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아니, 공이니까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거지만.

그 남자가 큐를 겨눴다.
폼이 아름다웠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나도 하지 않는 듯한,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자세.

옆회전을 건 채 정면으로 맞히는 풀 히트를 쳤다.

“아, 이러면 적구는 똑바로 날아갈 거야. 정면이니까 앞으로 나아가는 기세가, 센터라인을 따라 그대로 적구로 옮겨 가——”

그런데 적구가, 옆으로 틀어졌다.

“……왜?”

내 옆회전이, 접촉하는 순간 적구와의 사이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마찰력이 적구를 옆으로 밀어내 버렸던 것이다.

왼쪽을 맞으면, 나는 위에서 볼 때 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적구와 닿아 있는 한 점에서는, 내 표면이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그 표면에 쓸려서, 적구는 오른쪽으로——이른바 ‘스로(throw)’다.
오른쪽을 맞으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적구는 왼쪽으로.
옆회전과 반대쪽으로, 내 회전이 적구를 밀어내 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는, 그 스로를 계산에 넣고 겨냥하고 있었다.

“아…… 예전에 잘 치는 사람이 ‘회전을 넣으면 두께를 비틀어서 겨냥해’라고 했던 게 이거였구나! 그때는 무슨 소린지 몰랐는데, 스로를 보정하고 있었던 거야!”

그 남자는 그걸 당연하다는 듯 해내고 있었다.
A급, 그것도 꽤 위쪽 사람이다.

“역시” 하고 그녀가 웃었다.

나는 그 광경을, 테이블 끝에서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8년간의 기억이 플래시백했다.

“왜 빠졌지” “왜 포지션이 안 나왔지”——

“나는…… 쓸데없이 회전을 너무 많이 쓰고 있었다”

어려운 샷을 멋지게 성공시키려고, 쓸데없는 회전을 더하고 있었다.
그 결과, 스로가 생기고, 쿠션 각도가 틀어지고, 포지션이 나오지 않았다.

어렵게 만들고 있던 건, 나 자신이었던 것이다.

심플 이즈 베스트.

쿠션에서 몸으로 느낀 그 아름다움이, 이제 와서 빛나 보였다.
스핀은 마법이 아니다.
단순한 움직임을 완전히 이해한 다음에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 도구다.

“8년 동안…… 나는 뭘 하고 있었던 거냐”

그녀와 그 남자는, 즐거운 듯 계속 함께 치고 있었다.

에필로그

또, 폐점 시간이 왔다.

조명이 꺼져 간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손님이 돌아간다.

아저씨도 돌아갔다.
그녀도 돌아갔다.
그 남자도 돌아갔다.

테이블 위에 남겨진 것은, 또 나뿐이다.

오늘, 많은 것을 배웠다.
밀어치기, 끌어치기, 옆회전, 스로——몸 안에서부터 이해한 물리 법칙들이 머릿속을 내달린다.

그런데.

“심플 이즈 베스트라니…… 제일 어려운 거잖아”

무회전의 아름다움을 알면 알수록, 그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일의 어려움도 알게 된다.
단순하다는 것은, 모든 것을 이해한 끝에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나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

이 깨달음을 시험해 보는 것도, 확인하는 것도, 누군가 쳐 주지 않는 한 할 수 없는 것이다.

“서른에 수구로 환생. 모태솔로인 채로. B급인 채로.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어두워진 당구장에서, 나는 그저——멈춰 있었다.

——내 이야기는, 이어질까. 이어지지 않을까.
그것은, 여러분의 반응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화 예고(만약 있다면): 내가 구르는 이 초록 융단——라사와의 마찰이, 나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수구 다마노 소의 환생 생활은 계속된다…… 아마도.

2026년 10월 3일, 일부 수정·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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