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을 몰라도, 공은 구르고 있었다.

数式を知らなくても、球は転がってい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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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두 팔로, 세계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왜, 하늘은 떨어지지 않는가.”

고대 사람들은, 이 물음에 수식으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 명의 거신을 세웠다.

그리스 신화는,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세계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
무엇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가.

그 물음에, 이야기로 답하려 했던 흔적.

수식이 되기 전의, 물리였다.


테이블 앞에도, 같은 인간이 있다

당구 선수가, 테이블 앞에 서 있다.

수구를 친다.

공이 구른다.
다른 공에 부딪힌다.
각도가 바뀐다.
쿠션에 맞고, 튕겨 나온다.
스핀이 걸려, 곡선을 그린다.

반사각.
운동량.
마찰.
회전 운동.

물리학 교과서에 실린 현상이, 테이블 위에서 전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선수는 수식을 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몸이, 알고 있다

입사각과 반사각의 관계를, 방정식으로 계산한 뒤에 치는 선수는 없다.

스핀에 의한 곡률을 미분방정식으로 구한 뒤에 자세를 잡는 선수도 없다.

하지만, 공은 이미지대로 움직인다.

왜일까.

몸이, 알고 있으니까.

수천, 수만 번을 쳐 오는 사이에, 몸이 물리를 기억하고 있다.

“이 각도로, 이 힘으로, 이 당점이라면, 이렇게 움직인다”

그것은 지식이 아니라, 감각으로 쌓여 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수식을 몰라도 세계의 법칙을 느끼고 있었던 것처럼.

당구 선수는, 물리를 수식이 아니라, 몸으로 이해하고 있다.


묶는 힘, 떼어 놓는 힘

엠페도클레스라는 철학자가 있었다.

그는, 세계를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을 둘로 나누었다.

묶는 힘.
떼어 놓는 힘.

세계를 움직이는 두 가지 작용으로,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테이블 위를 보고 있으면, 문득 그 말이 떠오른다.

클러스터에 공이 몰려 있다.
그것은 ‘결합’이다.

브레이크로, 공이 흩어진다.
그것은 ‘분리’다.

선수는, 결합을 읽고, 분리를 설계한다.

언제 깰까.
어떻게 깰까.
깬 뒤에, 어떻게 다시 짜 맞출까.

2500년 전의 철학자가 세계의 법칙을 이야기한 것과, 테이블 앞에서 배치를 읽는 선수와.

하고 있는 일은, 어딘가 닮은 것 같다.


라사 위의, 작은 중력

가이아는, 모든 것을 받아 주는 대지의 신이었다.

당구 테이블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공은 반드시 구르기를 멈춘다.
마찰이, 라사 위에서 조용히 공을 멈춰 세운다.

아무리 빠른 공도, 언젠가는 멈춘다.

그 ‘멈추는 자리’를 읽는 것이, 당구의 본질 가운데 하나다.

선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라사의 저항을, 몸으로 알고 있다.

습도가 높은 날은 무거워진다.
새 라사는 빠르다.
오래 쓴 라사에는, 버릇이 있다.

그것을 수치로 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친 순간의 손맛과, 공이 구르는 모습으로 느끼고 있다.

가이아의 인력을, 고대 사람들이 살갗으로 느꼈던 것처럼.


시작의 물음

헤시오도스는, 우주의 시작을 ‘카오스’라고 불렀다.

끝없이 펼쳐진 텅 빈 공간.
거기서 대지가 태어나고, 밤이 태어났다.

빅뱅이라는 말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그래도 ‘세계는 어디서 시작되었는가’라는 물음과 마주하고 있었다.

당구 선수도, 매번 같은 물음과 마주하고 있다.

랙이 무너지고, 공이 흩어진 순간.
카오스 같은 테이블 위에서, 질서를 찾아내려 한다.

어디서 시작할까.
어떻게 짜 맞출까.

혼돈 속에서, 한 개씩, 세계를 만들어 간다.


신비와, 몸의 앎

당구를 신격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스포츠에는, 어딘가 신비로운 것이 있다.

물리 법칙에 완전히 지배된 테이블 위에서, 인간이 몸의 감각만으로 그 법칙을 다루고 있다.

수식을 쓰지 않고, 본능으로 물리를 구현한다.

그리스 신화는, 수식이 되기 전의 물리였다.

당구는, 수식을 몸으로 떠올리는 스포츠인지도 모른다.

수식을 몰라도, 인간은 세계를 읽으려 해 왔다.

테이블 위를 구르는 공 하나는, 그 뒷이야기를 지금도 들려주고 있다.

👉 당구는, 예술이다.——물음을 던지는 공 하나의 이야기.
👉 요코하마 당구장 가이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