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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나이역을 나서면, 공기가 둘로 나뉜다.
동쪽으로 걸으면, 바샤미치. 돌길과 가스등이 늘어선 거리.
니혼오도리의 은행나무 가로수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현청의 육중한 벽.
개항기념회관의 시계탑.
요코하마의 ‘앞모습’이, 여기에 있다.
야마테 언덕을 오르면, 서양관이 늘어선 조용한 주택가.
평당 가격은, 요코하마에서도 손꼽힌다.
항구를 내려다보는 그 풍경에는, 150년의 역사가 겹쳐 있다.
하지만, 역을 나와 서쪽으로 걸으면, 거리의 표정이 바뀐다.
이세자키 몰에서 한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네온의 색이 바뀐다.
간판의 글씨가, 조금 커진다.
호객하는 목소리가, 골목 안쪽에서 들려온다.
더 북쪽으로 걸으면, 후쿠토미초.
낮에는 조용하지만, 밤이 되면 또 다른 거리가 나타난다.
히노데초역 앞에 서면, 또 다른 공기가 있다.
오오카강을 따라 걸으면,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면, 고토부키초.
야마테 언덕 바로 아래에는, 오랫동안 간이 숙박소 거리로 알려져 온 고토부키초가 있다.
평당 가격이 요코하마에서 가장 높은 지역과, 일용직 노동자의 거리가,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있다.
이 거리는, 감추지 않는다
아름다운 것만 보여 주는 거리는, 많다.
재개발로 말끔히 다듬어진 역 앞.
하나로 통일된 파사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난, 달갑지 않은 것들.
간나이는, 그렇지 않다.
큰길의 역사와, 뒷골목의 냄새가, 같은 역을 함께 쓰고 있다.
고급 맨션의 창으로 보이는 야경과, 골목 안쪽의 네온이, 같은 하늘 아래에 있다.
누군가 성공을 기뻐하는 곳에서, 누군가는 오늘 하루를 견디고 있다.
그것을 감추지 않고, 가르지 않고, 그대로 거리의 일부로 삼고 있다.
전부를 품는다는 것
이 거리에는, 여러 사람이 있다.
양복을 입은 사람.
작업복을 입은 사람.
관광객.
혼자 걷고 있는 사람.
둘이서 웃고 있는 사람.
저마다, 저마다의 밤이 있다.
야마테 언덕에서 사는 사람에게도.
고토부키초에서 아침을 맞는 사람에게도.
후쿠토미초의 불빛 아래를 걷는 사람에게도.
이 거리에는, 여러 사람의 자리가 남아 있다.
성공도, 실패도.
빛도, 그림자도.
이긴 밤도, 진 밤도.
전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골목 안쪽에, 초록 테이블이 있다
간나이의 밤을 걷다 보면, 상가 빌딩의 한 칸에 불빛이 보인다.
문이 열리면, 차가운 공기와, 조명에 비친 라사의 초록.
거기에는, 여러 사람이 있다.
퇴근길의 사람.
단골.
처음 온 사람.
혼자 묵묵히 치고 있는 사람.
누군가와 웃으며 치고 있는 사람.
잘 치는 사람도, 서툰 사람도, 같은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다.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같은 카운터에서 잔을 기울인다.
이 거리와 같다.
전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거리에서, 큐를 쥔다
바샤미치의 가스등이, 돌길을 비추고 있다.
한 골목 안쪽에서는, 네온이 다른 색으로 빛나고 있다.
그 둘 다를 아는 거리에서, 당구를 친다.
아름다운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전부 아울러 ‘요코하마’라고 단언할 수 있는 이 거리가, 좋다.
그리고 당구도, 그런 곳이라고 생각한다.
잘 풀린 한 구도, 어찌할 도리 없이 빗나간 한 구도, 전부 나의 기록으로 남는다.
지울 수 없고, 감출 수 없다.
하지만, 그걸로 됐다.
이 거리가, 그러하듯이.





